사업가의 자유, 그 달콤하고도 지독한 구속에 대하여

주일 예배를 마치고 곧장 사무실로 출근했다. 벌써 한 달째, 주말의 구분 없이 밤 9시가 넘어서야 퇴근하는 일상이 이어지고 있다.

신문지 위에 놓인 1인용 도시락 사진. 한쪽에는 흰 쌀밥이 가득 담겨 있고, 메인 반찬으로는 소시지, 제육볶음, 옥수수 샐러드, 김치 등이 정갈하게 담겨 있다. 도시락 옆에는 포장된 조미김과 일회용 숟가락이 놓여 있어, 바쁜 업무 중 급하게 끼니를 해결하는 사업가의 일상을 보여준다.
주말 출근의 유일한 행복 ‘고독 정식’

주변 사람들은 내게 묻는다. “사장님은 출근도 마음대로 하고, 시간도 자유롭게 써서 부럽다”고. 틀린 말은 아니다. 직장 생활 때와 달리 내 시간의 주도권은 온전히 나에게 있다. 하지만 이 자유에는 함정이 있다. 자유로울 수 있으나, 결코 자유롭지 못한 상태. 이것이 사업가가 마주하는 첫 번째 역설이다.

5인 규모의 사무실을 운영하며 깨달은 것은, 공간을 점유하는 순간부터 ‘고정비’라는 이름의 시계가 돌아간다는 사실이다. 숨만 쉬어도 나가는 월세와 관리비를 생각하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책상 앞을 떠날 수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직장인 시절보다 더 성실하게, 어쩌면 더 지독하게 출근하고 있다.

고독은 감정이 아니라 상황이다

사업가는 외롭다. 아니, 고독하다. 이 고독은 단순히 옆에 사람이 없어서 생기는 감정이 아니다. 불안함과 끝없는 업무, 그리고 결정에 따른 책임을 오롯이 혼자 짊어져야 하는 ‘상황’에서 기인한다.

이 심정을 직원들에게 털어놓을 수는 없다. 리더의 불안은 조직 전체로 전염되기 때문이다. 가족에게도 최소한의 근심만 공유하려 애쓴다. 결국 이 무게를 온전히 이해받을 수 있는 곳은 비슷한 규모의 회사를 운영하는 대표들의 모임뿐이다. 그들과의 대화에서 얻는 위로는 정서적인 것을 넘어, ‘나만 겪는 비정상이 아니다’라는 이성적인 안도감에 가깝다.

1시간의 가치: 인정의 영역에서 생존의 영역으로

직장인의 1시간과 사업가의 1시간은 심리적 밀도부터가 다르다.

직장인 시절의 책임감은 ‘완수’와 ‘인정’에 목적이 있었다. 주어진 일을 잘 마무리해서 능력을 증명하고, 설령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과정의 정성(Qualitative factor)을 참작 받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내 성과가 조금 흔들린다고 해서 당장 다음 달 통장에 찍히는 급여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즉, 가족의 생계라는 기본값은 보장되어 있었다.

하지만 사업가의 시간은 ‘생존’에 직결된다. 시장은 과정의 성실함에 보상하지 않는다. 오직 차가운 ‘결과’로만 답한다.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사업을 영위할 수 없고, 나와 내 가족의 생계는 즉각 위협받는다.

최근 고정비가 상승하고 아이들의 교육비 등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은 더 날카로워졌다. 예비 창업가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지점도 여기다. 사업가의 자유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자유’가 아니라, ‘결과를 내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하는 책임’의 다른 이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길을 걷는 이유

이토록 고독하고 무거운 길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감사하며 노트북을 펴는 이유는 명확하다.

첫째, 성장의 온전한 소유권이다. 지금의 고생과 노력이 누군가의 성과를 위한 부속품이 아니라, 내가 세운 회사의 자산으로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는 확신이다. 둘째, 실행의 기회가 있다는 사실이다. 무언가를 시도해 볼 수 있다는 것은 사업가의 특권이다. 정말 두려운 상황은 일이 많아 바쁜 것이 아니라, 더 이상 시장에서 내게 기회를 주지 않아 바빠질 일조차 없는 상태일 것이다.

오늘도 나는 스스로 선택한 구속 안에서 움직인다. 이 치열한 고독이 결국 사업을 지탱하는 가장 단단한 뿌리가 될 것임을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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