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시작하기 전, 많은 이들이 사업가는 직장인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돈을 벌 것이라 막연히 짐작한다. 나 또한 그랬다. 하지만 직접 법인을 운영해 보니, 돈을 ‘버는 것’과 그 돈을 ‘내 주머니로 가져오는 것’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였다. 오늘은 법인 대표가 수익을 실현하는 현실적인 방법과 그 과정에서 깨달은 현금 흐름의 중요성에 대해 기록해 보려 한다.
1. 개인사업자와 법인사업자, 돈의 성격부터 다르다
사업을 시작하며 가장 먼저 배운 점은 사업자의 형태에 따라 돈을 다루는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 개인사업자: 사업자 통장 자체가 자유 입출금 통장과 같다. 내가 번 돈을 원할 때 언제든 내 명의의 계좌로 옮겨 사용할 수 있다. 즉, 수익의 주체가 곧 ‘나’ 자신이다.
- 법인사업자: 법인은 나와 별개의 인격체다. 내가 만든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통장의 돈을 마음대로 꺼내 쓰면 ‘횡령’이 된다. 회사의 돈을 가져오려면 반드시 명확한 명목(급여, 배당 등)이 있어야 하며, 그에 따른 기록과 증빙을 남겨야 한다.
결국 법인 대표에게 사업이란, 회사가 번 돈을 어떻게 합법적이고 효율적으로 내 소득으로 전환하느냐의 싸움이다.
2. 법인 대표가 돈을 가져가는 3가지 전략
막상 사업 현장에서 마주한 법인 대표의 수익 실현 루트는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① 고연봉 전략: 직장인 시절보다 높은 월급
근로계약서상의 연봉 자체를 높여 매달 받는 급여를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가장 단순하지만 세금 부담이 크다. 대표는 급여를 받는 근로자인 동시에 주는 사용자이므로, 본인이 내는 소득세 외에도 회사가 부담해야 하는 4대 보험료까지 고려해야 한다. 이 경우 마치 이중과세를 당하는 듯한 체감 수치를 경험하게 된다.
② 배당 전략: 월급과 이익 배당의 조화
월급은 소득세율이 적정한 수준에서 고정비로 책정하고, 회사가 남긴 이익(이익잉여금)을 주주로서 배당받는 방식이다. 많은 대표가 급여를 낮게 책정하는 이유는 세무적인 최적점을 찾기 위함이다. 배당은 회사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결정할 수 있어 자금 운용 면에서도 유리하다.
③ 엑싯(Exit) 전략: 기업 가치 극대화 후 매각
당장의 월급은 적게 받더라도 회사의 가치를 키워 나중에 지분을 매각함으로써 큰 자본 이득을 취하는 방식이다. 사업가로서 가장 큰 부를 창출할 수 있는 이상적인 방법이지만, 성공 확률이 낮고 엑싯 조건이 까다롭다는 리스크가 있다.
3. 내가 ‘배당 전략’을 선택한 현실적인 이유
나는 현재 월급은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되, 이익 배당을 통해 총소득을 높이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여기에는 경영자와 가장이라는 두 가지 역할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
월급은 회사 입장에서는 반드시 나가야 하는 ‘고정비’다. 회사의 주인인 동시에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으로서, 회사의 사정과 관계없이 일정한 생활비는 확보되어야 한다. 따라서 급여는 최소한의 수준으로 고정하고, 연말에 회사의 실적과 세금 상황을 고려하여 배당 여부를 선택하는 것이 회사의 런웨이(Runway, 버틸 수 있는 기간)를 확보하는 데 훨씬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4. 마치며: 결국 본질은 안정적인 현금 흐름(Cash Flow)
사업이 잘되면 곧바로 부자가 될 거라는 생각은 착각에 가깝다. 회사가 돈을 벌어도 그것은 곧 회사의 미래 자산이다. 함부로 현금화하는 것은 앞으로 회사가 운영될 기간을 미리 끌어다 쓰는 것과 같다.
특히 매출이 건바이건 계약에 의존하는 구조라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매출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통장의 잔고는 언제든 불안 요소로 작용한다. 결국 사업의 승패는 ‘얼마를 찍느냐’가 아니라, 대표와 회사가 공존할 수 있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